天燈 이진호 시인 - 12월 한 편의 시 그리고 감상 (여섯 번째)

한 편의 시 그리고 감상 (여섯 번째)

김성기 기자 | 기사입력 2019/12/02 [15:51]

天燈 이진호 시인 - 12월 한 편의 시 그리고 감상 (여섯 번째)

한 편의 시 그리고 감상 (여섯 번째)

김성기 기자 | 입력 : 2019/12/02 [15:51]

 

▲     ©김성기

 

▲     ©이정록

  

 

                         SAEMTEO NEWS

 

                             天燈 이진호 시인의

 

              12편의그리고감상(여섯 번째)

 

 

 

                   청문회에 나온 쥐생원 이야기

                  

                                  이진호

 

         우리집 쥐생원을 불러놓고

          청문회를 했다 섣달 그믐날 밤

        질의자 나 밖에 없었다.

 

        요즘 무얼 먹 사는가?

 

▲     © 이정록


                    
-고구마랑 감자랑 빵부스러기.

        우리집 거덜냈겠구먼!

        -아니 들에 나가면 이삭 천지유.

        네 집에 잔뜩 물어다 놨겠구먼!

       -아뉴, 배불리 먹음됐지 왜 쌓아둬유.

       -와 보슈, 우리집은 뚫린 구멍뿐이유.

        위증하는거 아니지?

       -왜 이러슈.속고만 살았슈!

       

        그럼 돈이라는 거 아는가?

       -아뉴, 그건 사람들이 엄청나게 좋아하는게뷰!

        뭣이라고?

       -그렇찮유! 어떤이는 돈 때문에 감옥에도 갔대유!

       , 그만. 못하는 말이 없군 그래!

       -그래도 한 마디 해야겠슈.

       

       -돈 때문에 부모 자식간에 칼부림까지 한 대나유

       -돈 때문에 사람을 죽이고 부모까지도 말유!

       

        , 알았소 그만.

       -이래구두 사람일 수 있슈!

       어보쇼, 쥐생원 나으리. 할 말이 없소이다.

 

      마지막 할 말이라면

      -청문회보다 더 급한 일 보러 가야겠슈.

      -돌이네 고장난 가스배출기 돌려줘야 해유.

      -순이네 막힌 하수구두 뚫어줘야 해유.

 

      이제부턴 청문회 할 이유가 없어졌소이다.

      청문회 나갈 자는 사람밖에 없군!

  

                     天燈 이진호 (시인)

 

▲     ©이정록


한국교육자 대상' ‘한국아동문학작가상’ ‘세계계관시인 대상’
‘대한민국동요 대상’ ‘현대문학1백주년 기념 문학상 창작 대상’등을수상하고 새마을 찬가 ‘좋아졌네’ 군가 ‘멋진 사나이’ 와 전국초중고등학교 176개교 교가 작사로 유명한 천등 이진호 시인은 천등문학회장으로 20여년간 전국 동화구연대회와 시낭송대회를 봄 가을로 주관해 오고 있으며, 천등아동문학상(19회)을 제정 시상해 오고 있다.

 

 

     <읽고 나서>      

                     
           사회의 비리를 꼬집는 풍자시

고대 그리스에서 유래된 풍자는 1세기경 로마인들이 희극에서, 특히 수사학자들이 처음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본격적인 풍자문학은 고려시대 때 인간의 심성을 의인화하여 충신과 간신을 비판한 소설에서 시작되었다. 우리가 너무 잘 아는 동물을 의인화한 ‘별주부전’이 풍자의 한 예이다.
  풍자는 사실을 곧이곧대로 드러내지 않고 과장하거나 왜곡, 빗대거나 비꼬아서 우스꽝스럽게 표현하여 웃음을 유발한다. 위의 시「청문회에 나온 쥐생원 이야기」도 풍자시에 속한다. 화자와 쥐생원과의 대화 속에서 새타이어의 맵시가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1연의 “우리집 쥐생원을 불러놓고/ 청문회를 했다 섣달 그믐날 밤/ 질의자 나 밖에 없었다.”에서 화자와 쥐생원과 단 둘이 청문회를 하고 있다. 인간과  동물이 청문회를 한다는 것에서 동물을 의인화한 풍자임을 바로 알 수 있다. 화자는 쥐생원이 먹는 것이 화자의 집의 것을 훔쳐간 것이 아닌가 의심하여 청문회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쥐생원은 “들에 나가면 음식 천지”인데 무슨 소리냐 “배불리 먹으면 됐지 왜 쌓아두느냐”고 질의자의 의심을 일축한다. “난 비록 짐승이지만 인간들처럼 축적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암시를 하고 있어서 인간사회의 비리를 꼬집고 있다. 그뿐이 아니다. 질의자가 “돈이라는 거 아느냐”고 묻자, 쥐생원은 “사람들이 엄청 좋아하는 것인데 어떤이는 돈 때문에 감옥에도 가고, 다리도 백화점도 무너지지 않았느냐”고 비웃듯이 말하는 것에서 동물들은 인간들처럼 탐욕으로 부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넌지시 전달하고 있다. 그뿐인가 “돈 때문에 부모자식간에 칼부림까지 하며 이래두 사람이냐”며 인간의 결점을 여실히 폭로하고 있다. 화자는 더 이상 말을 못하고 “아, 그만 할 말이 없소”하며 쥐생원 앞에 무릎 꿇는 것이 보이는 듯하다. 마지막 쥐생원은 “돌이네 고장난 가스배즐기 돌려줘야하고, 순이네 막힌 하수구뚫어줘야 한다”며 바삐 가야겠다는 것으로 청문회는 쥐생원의 승리로 끝난다. 화자의 ‘청문회 나갈 자는 사람밖에 없군’하는 독백이 여운을 남기고 있다.
  위 시 속의 풍자는 동물을 의인화하여 인간의 탐욕과 비리로 인해 도덕과 윤리가 무너져가는 것을 원색적으로 폭로함으로서 이상적 세계를 이끌어내고 있다. 니체는 “사람은 분노를 분노가 아니 웃음으로 남을 죽인다”고 했는데 이것이 바로 풍자인 것이다. 시「청문회에 나온 쥐생원 이야기」도 인간의 결점과 불합리한 모순점을 날카롭게 꼬집어 도덕적으로 비판함으로서 인간의 윤리의식을 심어주는 해학이 미적으로 승화되고 있다. 

           

 

▲     © 이정록



지은경(시인)

 


문학박사. 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아태문인협회 명예이사장, 한국신문예문학회명예회장, 국제펜한국본부 이사, 한국문인협회 이사, 한국비평가협회 이사,《월간신문예》발행인. 시집『숲의 침묵 읽기』등 12권, 칼럼집『알고 계십니까』『우리들의 자화상』, 기행에세이『인도, 그 명상의 땅』외 논문·저서·엮서 20여권.    
                                                                                                         

 

       발행인 이정록 GHLWKD

        취재본부장 오연복 기자

        보도본부장 김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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